베라크루스(Veracruz) 주에 있는 엘 타힌(El Tajín)은 9세기~13세기 초에 가장 전성기를 누렸다. 테오티우아칸(Teotihuacan) 제국이 몰락하자 북동부 중앙아메리카에서 가장 중요한 중심지가 되었다. 이곳의 문화적 영향은 멕시코 만 전역을 따라 멕시코 중앙의 고원 지역과 마야 지역까지 깊숙이 파고들었다.
중앙아메리카에서도 독특한 이곳의 건축 양식은 정교하게 돋을새김을 한 기둥과 프리즈(frieze, 방이나 건물의 윗부분에 있는 그림이나 조각의 돌림띠 장식)가 있는 것이 특징이다. 니체스의 피라미드(Pyramid of the Niches)는 건축물에 천문학적·상징적 의미를 담은 고대 멕시코와 아메리카의 걸작이다. 엘 타힌은 스페인 정복 이전 시기의 멕시코의 대담하고 웅장한 건축물의 사례를 보여 주는 보기 드문 유적지로 남아 있다.